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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를 가지 않는 크리스천-프롤로그

by 킹드라온 2020. 5.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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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교회라는 존재를처음 알게 된 것은유치원 시절이다. 당시 교회를 다니지도 않는 부모님께서 ‘선교원’에 날 보냈는데 동네에 형 누나 친구들이 다 같은 곳에 다녔던걸로 미루어 봐선 그다지 종교적인 이유는 없었던듯 하다. 그리고 중2병이 걸린 시절 사춘기 극복(?)을 위해 잠시 동안 어머니 친구의 손에 이끌려 한 달 동안 다녀봤고, 우울했던 재수생 시절 같은 학원에 다니던 친구를 통해 교회를 나가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서 청년부와 찬양단 활동을 할 정도로 본격적으로 ‘신앙생활’을 하였다. 햇수로 세어보면 거의 7년간을 같은 교회에서 있었으니 나름 신실한 청년이였나 보다.

 하지만 현실세상과 종교적인 이상과의 괴리감은 날 혼란스럽고 괴롭게 했다. 사람들은 기독교인들의 이중성에 대해서 불쾌해 했고, 종교 지도자들의 성적, 물질적 타락은 경멸을 불러 일으켰다. 소위 ‘개독’이라는 단어는 이런 경멸속에서 나오는 말들이었다. 교회 밖 세상에서... 아니 교회 안에서 조차 교회의 가르침과 다른 선택을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 납득 할 수가 없었고, 지금도 무엇이 올바른 선택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아무튼, 여러 우여곡절을 겪고난 지금의 난 교회에 나가지 않는다. 그럼 신을 믿느냐? 라는 질문에는 “믿고 있다”라고 답할수 있지만 전보다 확신을 갖고 있진 않은 것 같다. 예수님의 온갖 기적을 직접 눈으로 본 베드로도 예수를 아느냐는 질문에 세 번 모른다고 한 적이 있는데 텍스트(성경)로 전해지는 이야기 만으로 확신을 가지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나한테는 무리수가 아닐까? 하며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믿음이란 무엇일까? ‘믿는다’라는 말을 어떻게 쓰고 있는 지를 살펴보면, 예를 들어 한 친구가 다른 친구의 돈을 빌리면서 “꼭 갚을게, 날 믿어줘” 라고 말했다고 가정해 보자. 돈을 빌려주는 친구는 이 친구의 인성과 경제적 능력을 바탕으로 믿을지 말지를 결정 할 것이다. 판단의 결과 믿을 만한 친구여서 돈을 빌려줬다고 하자. 하지만 이 친구가 돈을 갚기 전까지는 이 믿음이 옳았는지 틀렸는지는 알 수가 없다. 믿음 이라는 것은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 판단 하기 모호한 어떠한 것을 개인의 판단 하에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믿음이라는 것은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며 누구의 강요나 협박으로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라 믿을만한 이유나 증거로 설득이라는 과정을 통해 생긴다.

 다시 종교적인 관점으로 돌아와 신이라는 존재는 눈에 보이지도 않고 직접적으로 나에게 말을 하지도 않는다. 그렇기에 신(비단 기독교의 신 뿐만 아니고 작게는 조상신 까지도)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이유와 증거들을 이야기하며 설득하려고 하지만,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 것으로 보일 수 도 있다. 그래서 소위 믿는다고 하는 사람들은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과 공감하고 유대하길 소망하기 때문에 끼리끼리 모여서 모임을 만들어 내고 이런 것이 바로 '종교단체'의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내가 신이 있음을 믿는데 있어 기존 교회에서는 공감하기 힘든 부분이 많았고, 공감이 없으니 유대감도 생길 수 없었다. 흔한 표현인 ‘믿음이 부족해서 그래’ 라는 말은 교회는 완전한데 내가 잘못되었다는 죄책감 비슷한 것도 들도록 했다. 결국 교회는 신이 있음을 나에게 설득하기를 실패했다. 그래서 난 지금은 교회를 나가지 않는 수많은 크리스찬들 중에 한명이 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공감을 원하고 유대를 원한다. 그래서 이 블로그라는 공간을 굳이 교회를 나가지 않더라도 크리스천으로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언젠가 우연히 이 블로그를 본 사람들이  함께 고민해준다면 너무도 감사한 일이 될 것 같다. 난 신학자도 아니고 신학을 공부하지도 않았기에 당연히 논리적인 오류가 있을 것이고, 나보다 더 신에대해 많이 고민한 사람들의 소중한 가르침도 있으면 좋겠다. 만약 아무도 찾지 않고 아무하고도 소통하지 못하더라도, 일요일을 주일이라고 부르면서 밀린 숙제하듯 정해진 시간에 교회에 가서 정해진 만큼의 죄책감을 덜어내는 것보단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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